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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강남역 살인 사건 관련 성명서

조현병의 조기진단 및 치료로 모두가 행복한 사회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의 가해자가 조현병으로 진단받았으나 치료 받고 있지 않은 사람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이 정신질환에 대한 두려움과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희생된 피해자에게 깊은 슬픔을 느끼며 애도를 표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증진과 치료의 일선에 선 소아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형언하기 어려운 참담함과 우려를 느낍니다.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명 중 한명, 즉 인구의 1%가 걸리는 흔한 질환입니다. 망상과 환각을 동반하고 판단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 그 특징인 만성질환입니다. 그러나 현대 의학으로 조현병은 충분히 치료 가능하며, 잘 치료될 경우 사회적, 직업적으로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자칫 이번 일을 계기로 조현병에 대한 무분별한 두려움이나 편견이 발생하여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오히려 질환의 경과를 악화시키고 환자와 가족의 삶을 깊은 도탄에 빠뜨릴 수 있으며, 사회의 직간접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정신질환자가 기피되거나 격리되어야할 대상이 아니라 치료를 하여 우리의 이웃으로서 함께 어울려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내에서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건강하고 편견 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질환 정보와 실천방안을 제시하는 바이며, 진료와 연구,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헌신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1. 조현병은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 빨리 정신의학적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병적 증상이 처음으로 생긴 후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게 될 때까지 걸린 시간, 즉 치료받지 않은 정신병 기간(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이 길수록 질병 경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외부로부터 오는 감각에 예민해지거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자신과 관련지어 받아들이는 증상이 있다면, 약 30% 정도에서 1년 안에 조현병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일 때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조현병은 시작되는 시점은 10대 후반에서 20대가 가장 흔하므로 가족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조현병은 대개 청소년기부터 전구 증상을 보이면서 서서히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구 증상은 두통, 체력저하 등 애매모호한 신체 증상, 불면, 우울감, 주의력 저하, 주변 사람과 상호 관계를 힘들어하고 회피하기 혹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 등이 있겠습니다. 가족들은 이러한 변화들을 사춘기 문제나 단지 스트레스 반응으로만 보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보다 빨리 개입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조현병이 의심될 때는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평가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일시적 적응 장애,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 또는 양극성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른 정신과적 질환과의 감별 진단이 되어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뇌질환, 신체질환, 호르몬 문제 등에 의한 이차적인 증상이 아닌지 감별해야 하고 알코올이나 마약 사용으로 인한 환각 상태나 금단증상이 아닌지 등을 확인해야 하므로 조현병이 의심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4. 조현병으로 진단되었다고 무조건 입원하는 것은 아니며, 치료와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입원치료를 받게 됩니다. 

조현병의 입원치료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향후 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거나,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 그리고 증상이나 병식 부족으로 인하여 필요한 치료를 거부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됩니다. 

5. 조현병 환자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약물요법으로 치료 및 관리가 가능하고 우리 사회에서 같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의 2/3에서는 중간 이상의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1/3에서만 불량한 경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환자들일지라도 일부에서만 공격성을 보이며 이 또한 꾸준한 치료와 재활을 통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은 여러 가지 원인과 발병 기전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경우를 포괄하므로 모든 조현병 환자들이 똑같은 증상, 똑같은 경과를 밟지 않습니다. 일부 조현병 환자의 행동을 전체 환자의 특성으로 확대해서 해석하지 않아야 합니다.  


참고자료
● 대한조현병학회(2013) 조현병, 마음의 줄을 고르다, 서울:군자출판사
● Sadock, B. J., Sadock, V.A., Ruiz, P. (2015) Synopsis of Psychiatry. Philadelphia:Wolters Kluwer 
● Penttilä, M., Jääskeläinen, E., Hirvonen, N., Isohanni, M., Miettunen, J. (2014) 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 as predicter of long=term outcome in schizophreni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 J Psychiatry, 205(2), 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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