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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천식의 임상형 분류

성인 천식의 임상형 분류



조유숙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서 론
기관지천식은 간헐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음을 호소하는 질환으로 가역적인 기도 수축의 발생, 기도과민증 및 기도의 만성 염증이 특징적인 병태생리이다. 천식 진단은 특징적인 임상증상만을 근거로 하기도 하고, 폐기능검사를 이용하여 천식 병태생리를 증명한 후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비교적 간략한 기준으로 진단된 천식 환자들은 단면적으로 질병의 중증도, 증상의 특징, 기도 염증의 양상뿐만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 기도폐쇄의 진행 등 장기적인 임상 경과 또한 매우 다양한 임상상을 보인다. 특히 최근 효과적인 천식 치료제인 흡입성 스테로이드제(inhaled courticosteroid, ICS)와 지속형 베타자극 흡입제(long acting beta agonist, LABA) 복합제를고용량으로 충분히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증상 조절이 되지 않고 지속적인 천식 악화와 폐기능 감소가 진행하는 환자군이 드러나게 되었는데, 이 환자군을 중증 천식(severe asthma) 혹은 중증 저항성 천식(severe refractory asthma)으로 조절 가능한 천식 환자군과 따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증 천식은 새로운 분류체계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의 중요한 근거가 되며 현재 천식 분야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성인에서는 흡연과 같은 호흡기계에 작용하는 환경적인 인자에 장기간 노출된 결과까지 더해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의 중첩증후군이 존재하는 등 천식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식이라는 단일 진단명 아래 여러 가지 임상형(phenotype)이 분명히 존재하며, 보다 효과적인 관리와 치료를 위해서는 동일한 특징을 가지는 임상형을 구분하여 새로운 분류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현재까지 수행된 다양한 임상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제시된 몇 가지 새로운 천식 분류를 정리해 보고자 하며, 또한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할 뿐 아니라 천식에서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를 구분해 내어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분류 체계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천식의 다양성 (Heterogeneity of asthma)에 따른 분류 및 그 의의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질환을 분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으며 이론적인 가설에 근거하여 분류하는 것과 특정 가설 없이 개관적인 통계적 방법을 이용하여 분류하는 것이 그것이다. 천시에서는 여러 요소들이 임상 양상의 발현에 관여하는데, 이들 요소 각각을 기준으로 천식을 분류 할 경우 수많은 아형(subtype)으로 구분될 수 밖에 없으며, 이 아형들이 서로 중복되어 만족할 만한 분류가 이루어질 수 없다. 최근에는 가능한 임상적, 병태생리적 특성을 모두 변수로 넣고 통계기법을 이용하는 객관적인 분류법이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시도되었고 대표적인 것이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이다. 천식 환자의 군집분석 결과를 보면, 연구자에 따라 4-5개의 군집(cluster)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떤 임상 요소들을 분석에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천식 발병 나이, 기도폐쇄의 정도, 아토피 등 몇몇 인자들은 서로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연구들에서 동일하게 천식 분류의 중요한 인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천식에서 새로운 분류를 시도하는 이유는, 단순히 천식의 임상양상이 다양하므로 동일한 환자군끼리 모아보겠다는 연구자의 관심때문이 아니라 현재 천식 치료에 있어 극복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천식을 분류함에 있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천식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가 무엇인지를 먼저 구분해 내는 것이며, 현재의 unmet need는 천식치료제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과 ‘천식의 급성 악화’라는 사실에 모든 천식 연구자가 동의하고 있다. 천식의 다양한 임상형 발생의 기저에는 각기 다른 다양하고 복잡한 병인 기전이 작용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임상형의 분류에서 추구해야 할 최종 목표는 각기 다른 병인기전에 따른 분류(endotype)와 일치되도록 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새로운 분류를 바탕으로 한 unmet need에 대한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천식의 미충촉 수요(unmet need)와 이에 따른 임상형 분류
최근 매우 효과적인 천식치료제-ICS와 LABA의 개발로 약제가 제대로 투여된다면 90% 이상의 천식환자들을 매우 잘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약제를 사용하면서 평소 천식 조절이 잘 되던 환자들도 급성 천식 악화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문제가 되고 있으며, 5~10%의 규모로 추정되는 일부환자들은고용량의 ICS와 LABA복합제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소위 ‘중증 천식’에 해당되는 환자들이다. 즉, 천식을 이 두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


1.천식의 급성 악화와 임상형 분류
많은 천식 환자들이 급성 악화를 경험한다. 천식 치료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경우 천식 자체가 조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성악화가 자주 발생할 수 있지만 일부 환자들에서는 천식 약제를 충분히 사용하고 평소 천식이 잘 조절되던 중에도 천식 악화가 발생하여 사용 중이던 약제에 반응하지 않게 되기도 한다. 바이러스 상기도 감염이 천식의 급성 악화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급성 악화를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환자들은 특히 기도 내에서 선천면역(innate immunity)의 이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이 특성 천식 환자 임상형을 endotype까지 정의하여 분류할 수 있다면, 반복적인 천식의 급성 악화를 다루는 데 있어 지금의 전신 스테로이드제 사용과는 다른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평소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다가 뚜렷한 원인 없이 급작스러운 심한 천식 발작이 오는 소위 catastrophic asthma 혹은 brittle asthma의 임상형을 보이는 환자도 드물지만 존재하는데, 이는 기관지평활근의 기능 이상으로 과도한 기도과민증을 보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이 환자군은 최근 실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기관지열성형술(bronchial thermoplasty)의 적합한 대상이 되는 임상형(phenotype) 혹은 endotype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중증 천식의 분류
앞서 언급한대로 탁월한 효과를 지닌 항천식약제의 도입 이후 임상적으로 유용한 천식의 분류는 사실상 두 군이라 할 수 있는데, 천식약제로 조절 가능한 천식(controllable asthma)과 약물에 저항성을 보이며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severe asthma)이 그것이다. 현재 천식 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는 단연 중증 천식이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고 보건학적 사회경제학적 부담이 상당하므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하는 노력이 중증 천식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중증 천식을 정확히 정의하고 그 특성을 밝혀,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증 천식의 정의는 2013년 미국흉부학회(ATS, American Thoracic Society) 및 유럽호흡기학회(ERS, European Respiratory Society)의 task force 팀에서 제시한 것이 최근의 것으로 기본적으로 고용량의 ICS와 LABA를 사용하는데도 천식이 조절되지 않거나 조금만 약을 줄어도 천식 조절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환자군으로 정의하고 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을 기준으로 구분한 중증 천식은 그 자체가 동질한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전체 천식과 마찬가지로 매우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이고 있어 중증천식의 임상형을 다시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증 천식의 임상상 결정에도 여러 임상 요소들을 관여하므로 그 임상형 분류 또한 간단하지 않다. 여기에 더해 지금까지 제시되고 있는 몇몇 중증 천식의 임상형이 시간에 따라 지속되는 안정된 형태인지, 조절 가능한 천식의 여러 임상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인지 혹은 동일한 임상형의 연속선 상에서 단지 증상의 중증도만 차이가 있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중증 천식의 분류 또한 군집분석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하여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전문가에 의해 합의된 것은 없다. 다만, 중증 천식의 몇 가지 임상적 특징을 요약할 수 있는데, (1) 스테로이드에 대한 감수성 저하/저항성 기도염증(steroid insensitivity /resistance)과 (2) 지속적인 폐기능의 감소/비가역적 기도폐쇄의 진행(progressive irreversible airflow limitation) 및 (3) 매우 민감한 기도과민증 등을 들 수 있다. 중증 천식의 극복을 위해서는 endotype과 연계된 임상형을 분류하고, 각 임상형의 발병기전을 분명히 하여 이에 따른 새로운 치료 타겟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 중첩증후군(Asthma COPD Overlap syndrome)의 의의
성인 천식 환자를 진료하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고려해야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흡연과 관련된 이슈이며 이는 중증 천식의 다양한 임상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천식에 대한 임상연구를 수행할 때는 일정량 이상(대개 10 갑년 이상의 흡연)의 흡연력이 있는 환자는 처음부터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천식 환자를 보다 정확히 진단하는데 강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진료 현장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많은 천식 환자들을 처음부터 인위적으로 배제하였기 때문에, 흡연한 천식 환자들에게 천식의 진단과 치료에 관련된 기존의 임상연구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근거를 가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단순한 기준으로 진단되는 COPD도 부분적으로 가역적인 기도폐쇄와 호산구성 기도염증이 존재하거나 기도과민증이 존재하는 경우까지 포함하고 있어, COPD 또한 천식 이상으로 다양한 임상상을 보이고 있다. 천식에서도 부분적으로 비가역적인 기도폐쇄가 진행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결국 천식과 COPD의 적어도 일부 환자군은 동일한 임상아형을 각기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COPD에서 폐기종과 같이 폐실질에 주요 병변을 보이는 임상형과 기도에 주로 병변이 있는 임상형은 동일한 하나의 질환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특히 후자에 속하는 일부 COPD 호나자에서스테로이제에 대한 반응성이 비록 천식에 비해 감소되어 있으나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효과를 보이는 반면, 중증 천식에서는 그 임상 경과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기도폐쇄를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결국, 천식이든 COPD이든 기도의 만성 폐쇄의 발생에 흡연이나 대기오염, 알레르겐에의 노출,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요소들이 기도의 산화 스트레스 증가 등과 같은 동일한 병인기전으로 수렴될 수 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
 결국 중증 천식의 임상적 다양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논쟁인 Dutch hypothesis와 British hypothesis의 대립에서 떠나, 우선 천식과 COPD를 만성폐쇄성기도질환(chromicobstructive airway disease)의 영역으로 통합하여 관찰하고, 이어서 이들의 다양한 임상상을 보다 다양하고 합리적인 임상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재분석하는 소위 ‘real world’에 합당한 임상형 분류를 수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
천식은 하나의 질환이라 할 수 없는 하나의 임상 증후군으로 효과적인 진료와 치료를 위해 그 임상형에 대한 새로운 분류가 필요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모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분류는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라는 측면에서 천식을 구분할 때는 중증 천식이 나머지 천식 환자군과 구분되는 하나의 임상형이다. 그러나 중증 천식 또한 매우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고 있어 ‘중증 천식’의 정의 확립과 더불어 각각의 임상형에 대한 명확한 분류와 정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COPD와의 중첩 증후군에 대한 고려 또한 필요하다.
 천식의 다양한 임상형은 궁극적으로 endotype과 명확히 연결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진단, 임상경과 예측이 가능한 특이적인 바이오마커의 발굴 및 새로운 치료 타겟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임상 연구 또한 이러한 임상형을 근거로 수행되어야 중증 천식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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