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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읍 소전미술관



진도읍내에서 꼭 가 보아야 할 곳을 한 곳 더 꼽는다면 군청 옆의 소전 미술관입니다. 서예가 소전 손재형 (素荃 孫在馨)  선생의 작품을 중심으로 글씨와 그림이 해설과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전은 일제 강점기에 추사의 세한도가 일본으로 반출되자 이를 되찾아왔으며 일본에서 사용하는 ‘서도 (書道)’, 중국의 ‘서법 (書法)’이라는 용어 대신 ‘서예(書藝)’라는 용어를 우리나라 서단에 정착시켰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서예가 알지 못하는 새에 일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예술분야가 되어 아쉬움이 크지만 소전 미술관은 한문을 모르고 글씨를 모르는 이라도 쉽게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전시된 서예 작품 옆에는 한자의 음과 글의 뜻을 별도로 표기해 붙여 둠으로써 사람들이 쉽고 편안하게 작품을 접하고 더불어 한자의 변화를 알아 볼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문인화 전시관은 매화, 난초, 대나무, 국화 등 사군자를 그리게 된 유래와 그 의미 등을 작품과 함께 해설해 두었을 뿐 아니라 그림에 쓰여 있는 화제의 음과 뜻까지 밝혀둠으로써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성거리며 작품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살펴보기에 지루하지 않습니다.


소전미술관을 보고 나오면 씩씩한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개교한 지 100년도 넘었다는 예쁜 초등학교에 자라는 소나무입니다. 마치 동양화 속의 소나무가 살아나와 자리를 잡은 듯해 눈이 호사스럽습니다. 옛날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가 구석구석 살펴보았겠지만 이젠 수상한 외지인 취급 받기 딱 좋은 시절이니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운림산방은 소전미술관이 있는 진도읍내에서 차로 이십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여기엔 소치기념관, 남도전통미술관, 진도역사관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연못가에서 진한 분홍색 배롱나무꽃 너머로 슬쩍 보이는 기와집. 이곳이 소치 허련 선생이 49세에 귀향해 세운 운림산방입니다. 소치 선생은 85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작품활동을 했습니다. 연못의 가운데, 오른쪽, 왼쪽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소치 선생이 화실로 사용하던 이 집은 은근히 숨어 있는 듯 보입니다. 집 뒤로는 넉넉한 첨찰산 산봉우리 하나가 마치 아이를 품에 안 듯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화실 마루에 걸터앉아 연못을 바라보면 앞이 시원하게 트여 있는데 연못 가운데 인공섬 위에 자라는 배롱나무와 그 너머의 나무들이 어슷어슷 자리를 잡아 허전하지 않습니다. 이 집을 찾아오는 이가 있다면 저 앞의 나무들 사이로 한 눈에 내다보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운림산방은 보이는 그대로 하나의 그림입니다. 하늘 아래 둥근 산봉우리가 있고 그 옆엔 바람이 문득 지나는 골짜기가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크지도 작지도 않은 기와집엔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 앞엔 석축으로 잘 정리된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엔 수련이 가득하고 연못 가운데쯤 ㅇ있는 작은 섬엔 배롱나무가 해마다 꽃을 피웁니다. 연못 아래엔 평지가 펼쳐져 있으나 곳곳에 키 큰 나무들이 드문드문 자리 잡고 있어 허전하지 않습니다. 문득 보니 일간 한 번 찾아오겠다던 반가운 손님이 오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던 손 멈추고 차 준비를 하는데 어느새 마루 앞에 서서 반갑게 인기척을 합니다.





운림산방의 소치기념관을 보고 나오면 인근의 진도역사관과 남도전통미술관을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습니다. 다시 바닷가로 나가기 위해 꼬불꼬불 산길을 넘습니다. 눈이라도 오면 통행할 수 없다는 두무골재를 넘어 뽕할머니의 이야기가 있는 신비의 바닷길을 찾아갑니다. 거기서부터 진도 남쪽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가득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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