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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산모 줄자... 산부인과 과잉 진료 논란] 기사 반박 보도자료

대한산부인과학회

지난 2016년 8월 23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이현주 기자의 “산모 줄자...산부인과, 과잉 진료 논란 (일부 ‘불안 마케팅’에 환자들 울상)”이란 기사는 정확한 의학적 배경 없이 국민들에게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선입견을 갖게 만드는 기사이다. 국민들에게 올바른 알권리를 보장하며 정확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여야 할 언론으로서의 역할에서 심각하게 벋어나 있기에 이에 대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전체적으로 산부인과 의사들을 몰염치한 범법자로 몰아가는 듯한 기사의 방향도 문제이나, 사실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들만 발췌해 보면,

1. 미혼 여성 이모(26)씨는 최근 잦은 생리 불순으로 서울의 한 동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의사는 이씨에게 자세한 증상을 묻지도 않고 무작정 진료 의자에 누우라고 한 뒤 사전 동의도 없이 자궁 염증을 살펴보는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진료비만 10만원에 달했지만 이씨는 “상태를 보니 꼭 필요한 검사”라는 의사의 강권에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했다. 

=> 여성의 잦은 생리 불순은 다낭난소증후군이나 난소기능부전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다낭난소증후군은 난소의 모양을 초음파로 관찰하는 것이 진단 기준 중 하나로 반드시 시행되어야하는 검사이다. 또한 난소기능부전이 있을 경우 자궁내막의 두께가 얇아져 있어 감별사안이 되며, 장기적인 생리 불순으로 이차적으로 초래되는 자궁내막증식증의 경우 자궁내막의 두께를 초음파로 측정하여야 한다. 환자의 상태로 보아 초음파 검사는 꼭 필요한 검사이다. 환자들이 비슷한 상황으로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의사의 초음파 검사를 거부할 경우,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하여 발생하게 될 피해가 매우 우려된다. 이런 경우 기사를 작성하면서 산부인과 전문의의 의학적 자문조차 거치지 않고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검사 시기를 놓쳐 국민건강에 해를 끼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하는 바이다.

2. 출산율 하락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일부 산부인과들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진료(비급여 항목)에 몰두해 환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출산 경험이 없고 산부인과 진료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여성들이 이 같은 ‘불안 마케팅’에 쉽게 유혹을 당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인 초음파 검사는 대표적인 과잉진료 유형이다. 초음파가 워낙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다 보니 남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임신 테스트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한 최모(27)씨도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는 의사의 제안에 적잖이 당황했다. 최씨는 “정확한 자궁 상태를 알아보려면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해 검사를 받았는데 나중에야 지금 시기에는 혈액 검사가 더 정확하다고 얘기했다. 결국엔 불필요한 검사를 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푸념했다. 

=>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이런 기사 자체가 산부인과를 내원하는 여성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의사와 환자간의 적절한 관계 형성에 저해를 주게 된다. 특히 초음파 검사는 현대 산부인과 진료에서 청진기와 같은 존재로, 자궁과 난소의 형태와 기능적 변화를 검사하는데 필수적이다. 자궁과 난소, 나팔관의 종양은 그 크기가 상당히 커지기 전에는 외부로 나타나는 변화가 적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은 매우 유용하다. 그 외 자궁내막의 두께, 난소난포의 수와 크기 등은 여성호르몬 상태와 난소기능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또한 임신 여부를 알기 위해 산부인과에 내원하였다면, 초기 임신의 경우 혈액 검사가 더욱 정확한 검사이긴 하나, 임신 여부의 확인뿐만 아니라 임신을 준비하는 분이므로 현재 자궁이나 난소에 종양(혹)은 없는지, 자궁 기형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하며, 이런 문제가 있다면 임신 중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해야 한다.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진찰을 받았는데도 초음파검사를 받지 않아 자궁이나 난소의 종양을 모르고 가게 된다면, 임신 중 조기진통, 유산, 난소염전 (난소의 종양이 꼬이는 증상) 등을 대비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는 드물기는 하나 난소암의 경우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되기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이런 경우 초음파검사를 권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산부인과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받아야 할 사안이다.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근거 없는 거부감을 갖게 하는 기사와 그 결과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이 가지게 될 악결과의 우려가 높아 이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3. 10, 20대 여성들은 병원의 이런 상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대부분 초진인 경우가 많아 심리적 장벽이 높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산모보다 정보가 부족해서다. 직장인 민모(28)씨는 “얼마 전 생리 불순으로 처음 산부인과에 갔다가 의사가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자궁경부암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전문 검사를 받으라고 권했으나 미심쩍어 받지 않았다”며 “다른 병원에 갔더니 단순한 환경 변화 탓이라며 약만 처방해 줬고 깨끗이 나았다”고 말했다. 

=> 산부인과 의사로서 당연히 권해야 할 초음파검사와 자궁경부암검사를 병원의 상술로 오도하는 기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특히 10, 20대 젊은 여성들은 심리적 장벽이 높아 임신 전 산부인과를 방문할 기회가 매우 적어 불편한 증상을 가지고 내원하였을 때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성경험이 있다면 자궁경부암검사로 건강상태를 확인해 주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검사받을 기회를 낮추는 기사이다. 다른 병원에서 이야기만 듣고 검사 없이 약만 처방했다면, 이런 상황이야말로 문제가 될 여지가 많다. 자궁경부암은 아직도 국내에 매우 흔한 암으로서 하루 세 명의 한국여성이 사망하고 있는 암이다. 정기 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던 여성이 산부인과에 내원하였다면 당연히 검사를 권해야 한다. 암검진을 권하면서 암의 위험성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4. 실제 한국여성민우회가 2012년 여성 1,0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 중 61.5%는 ‘산부인과 진료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 산부인과 진료가 망설여지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도 여성으로서의 민망함, 수치심과 같은 산부인과 진료 자체가 갖는 심리적인 장벽도 매우 높다. 이런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자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다양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과잉진료 때문에 61.5%가 망설이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니 심각한 오도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여성 건강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들에 대해 근거 없는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해당 전문가 집단인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의무임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어야 할 언론기관의 의무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향후 전문분야의 기사 작성에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을 통한 적절한 자문을 거쳐 실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작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16년 8월 30일 
대한산부인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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